힐링타임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1화- 비와 당신(이무진)

Joojoooo 2021. 6. 21. 12:06

기다리고 기다리던 슬의 시즌2.
지난주 1화 보자마자 느낀 건 역시 너무 잘 만들었다..
첫 시작이 시즌1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겨울 분위기 제대로 나고, 보고 있으면.. 지금 여름이 시작한 6월인데도 뜨끈한 방바닥에서 캄캄한 밤에 이불 덮고 tv 불빛으로 귤껍질 까며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1화에서 기억에 남는 따뜻한 장면이 있었다.


미숙아로 태어나 수술도 여러번 하고 오랫동안 아프다 하늘나라로 간 연우라는 아이의 엄마가 병원에 여러번 찾아온다.
연우의 담당 의사였던 겨울은 마음이 쓰여 정원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물어볼 게 있다며 얘기를 꺼낸다.

겨울: ... 저한테 할 말이 있으신 거 같은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정중하게 어떤 용건인지 물어봐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그냥 모른 척 넘어가도 되는 건지 그걸 잘 모르겠어요.

정원: 연우 엄마는 연우 얘기 하고 싶어서 오시는 거야.
다른 의도나 용건은 없어. 아이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
친척들도 첫 해 한 두번 정도만 봤을 거고, 어린이집도 안 다녔으니까 선생님도 없고.. 태어나자마자 병원에 쭉 있었으니까..
병원 밖에서 아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
고마워서도 오시지만 연우 얘기 하고 싶어서 오시는 거야. 부담되고 겉도는 얘기만 하실 수도 있는데, 그래도 다음에 또 뵈면 겨울이가 먼저 말 걸어 드리고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사드려.
영원히 오시는 분은 없어.
언젠간 안 오실거야. 결국은 잊어야 하니까.
그때까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대해 드려.



그리고 연우 엄마가 또 찾아 온다.
연우 생일이라 케이크를 사왔다. 담당 간호사가 데스크 위에 케이크 상자를 마다하며 지금 혼자 있어서 다 못 먹는다고 가져가서 가족분들과 드시라고 하는 상황에서 겨울이 나타난다.

겨울: 제가 다 먹을게요.

연우모: 어. 선생님 안녕하세요.

겨울: 안녕하세요.(꾸벅)
(간호사에게)선생님, 케이크 저 혼자서도 다 먹을 수 있으니까 우리가 먹어요.

연우모: 선생님, 오늘도 당직이세요?
아유, 항상 너무 바쁘시다.

겨울: 일이 많이 익숙해져서 예전보다는 그래도 시간이 조금씩 나요.

연우모: 항상 건강 신경 쓰시면서 하세요.
아유, 제가 바쁘신데 시간을 뺏고 있네요. 저 그만 가 볼게요.

겨울: 연우 어머니.
시간 되시면..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
제가 커피 한잔 사 드릴게요.

연우모: 네..

(커피숍)

연우모: 제가 너무 자주 오죠. 선생님?
죄송해요. 남편은 왜 자꾸 가냐고 하는데 이상하게 자꾸 발걸음이 이리로 오게 되네요.

겨울: 연우어머니..
제가 많이 무뚝뚝해요.
말주변도 없고, 위로의 말도 잘 못하고..
그래도 연우 얘기 하고 싶으시거나 연우 생각 나시면 언제든지 저한테 오세요.

연우모: 감사합니다..

겨울: 연우에 대해선 제가 연우 어머니만큼 많이 알잖아요. 어디 가셔도 저만 한 말 상대 못 찾으실 거예요.

연우모: 선생님. 여기 오면요. 사람들이 절 연우 엄마라고 불러요. 저 그 말이 너무 좋아요.
이제 애가 없으니까 아무도 제가 연우 엄마인지 몰라요. 근데 여기 오면 다들 저를 연우 엄마라고 불러줘요.
남들은 아픈 일인데 빨리 잊으라고들 하는데요.
저는 우리 연우.. 빨리 잊고 싶지 않아요.
세상에 너무 잠깐 있었던 아이잖아요.
저라도 우리 연우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요. 선생님.
아, 그리고 이거.. 드리기가 너무 민망해가지고 안 드릴까 했는데.. 그래도 제 마음이에요..
(항상 사무용 집게로 머리를 올리고 있는 겨울에게 검정색 똑딱핀을 준다.)


이 장면을 보는데 마음이 정말 따뜻해졌다.
세상에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들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도 들고.. 정말로 많이 있으면 좋겠다고 바래본다.

겨울과 연우 엄마의 커피숍 대화가 시작되면서 99즈 밴드의 연주가 나왔다.
음악 선곡이 아주 쥑인다..👍

1화의 음악은
비와 당신- 이무진